향기로움과 맛의 조화, 향 커피
한때 '○○향 커피', '△△향 커피' 등 향 커피가 크게 유행한 적이 있습니다. 향 커피란, 로스팅된 커피나 분쇄 커피의 표면에 천연 또는 인공향료를 코팅한 것으로, 추출 후 입 안에 남는 향을 즐기는 커피입니다. 커피를 처음 마시는 10~20대나 새로운 맛과 향을 찾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초창기에는 수입 향 커피가 워낙 비싸게 유통되면서 소비자에게 빘나 커피로 인식되었습니다. 그래서 대규모 제조회사에서부터 소규모 제조회사에 이르기까지 너 나 할 것 없이 마진이 좋은 향 커피 제조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시 가장 인기가 있었던 향 커피로는 헤이즐넛, 아이리시 크림, 프렌치 바닐라, 마카다미아, 스위스 초코 아몬드 등이 있었습니다.
향 커피의 시작
사실 향 커피는 1970년대에 미국에서 커피가 잘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이자 향을 혼합하여 색다른 맛을 내어 판매한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재고가 쌓이자 새로운 시도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인스턴트 커피의 시작과도 비슷하죠? 그래서 새로 출시하게 된 향 커피는 의외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서 다양한 향료와 배합 기술 그리고 향 커피에 알맞은 로스팅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서 품질이 향상되었습니다.
본고장인 미국에서조차 향 커피는 정통 커피가 아니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커피의 소비량을 증가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는 점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에 소량 수입하여 판매하던 중 1994년 7월에 기존의 식품위생법에 명시된 식품공정상 '원두커피는 커피 원두를 100%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에 의해 수입이 금지되었습니다. 그러다 1995년 8월에 '원두커피에 착향료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식품위생법이 개정되면서 향 커피의 제조 및 판매가 양성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착향료의 원료는 대부분 인공향료이기에 우리나라에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좋은 향 커피 구분하기
첫째, 향 커피를 분쇄, 추출하여 마실 때 입 안에 향이 감돌아야 하며, 그 맛은 기분 좋게 느껴지는 조화로운 맛이어야 합니다. 이때 향을 더욱 깊이 있게 느끼고 싶다면 소량의 설탕을 첨가해 보세요. 그러면 더욱 진한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커피와 향료를 혼합할 때는 충분히 섞이도록 해야 합니다. 향료를 커피 표면에만 묻혀 놓은 상태라면, 분쇄 후에 향이 떨어지고 커피 잔 속에서는 거의 향이 느껴지지 않게 됩니다. 또 향과 커피를 혼합하여 밀폐된 용기 속에 보관할 때는 최소한 보름 이상 숙성시켜야 좋은 향 커피가 됩니다. 너무 인공적인 냄새가 강하면 향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게 되므로 주의하도록 합니다.
둘째, 향 커피는 뒷맛이 좋아야 합니다. 좋은 향 커피는 좋은 커피 원두를 사용하여 적당히 잘 볶아야 뒷맛이 개운하고 맛있습니다. 등급이 낮고 값이 싼 아라비카 커피나 로부스타 커피를 사용한 향 커피는 마신 후 입 안이 텁텁하고 떫으며 개운하지 못한 신맛이 남기 때문에 물로 입가심을 해야 합니다. 향 커피는 볶기 정도가 너무 강하면 향이 약해지기 때문에 로스팅 정도를 미디엄 로스트와 하이 로스트의 중간 정도나 약하게 볶습니다.
※ 향 커피를 잘 살펴보면, 기름이 묻어 있는 것처럼 윤기가 많거나 유독 표면이 건조한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향료의 베이스를 녹이는 용제 때문입니다. 특히 프로필렌 글리콜을 사용할 때 많이 번들번들합니다. 이러한 용제는 인체에 무해하다고 확인된 것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으며, 사용량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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