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커피

커피의 기원 - 두 번째 이야기

by 수링이 2023. 2. 14.
반응형

커피의 시작

얼마 전 커피 당구공 이야기를 해드렸는데, 사실 가장 유명한 설은 이슬람문화권에서 커피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에티오피아에서 기원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유명한 가설도 아셔야 할 것 같아서 오늘 이야기드리려고 합니다.

 

2023.02.12 - [커피] - 커피 당구공이라고?

 

커피의 시작에 대해 역사적 문헌으로 확립된 바는 없습니다. 단지 커피가 발견되고 음용되기 시작한 시대와 배경에 대해 이해하는 것은 커피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문화적 산물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는 근원이 될 수 있기에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커피의 시작에 대한 가장 유명한 것이 "칼디(Kaldi)의 전설"과 "오마르(Omar)의 전설"입니다. 둘 다 시공간적 배경이 이슬람문화권입니다. 하지만 커피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라는 점은 변하지 않으니 아래의 이야기를 같이 한 번 보시죠.

 

칼디의 전설

칼디의 전설은 천 년 전 현재의 에티오피아인 아비시니아 제국에서 시작됩니다. 학자에 따라 칼디 전설의 시발점을 7세기부터 11세기까지 다양하게 보고 있습니다. 아비시니아제국의 높은 고원지대에서 살던 목동인 칼디는 염소를 돌보다가 일부 염소 떼들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는 염소를 찾아 나섭니다. 이윽고 염소를 찾아낸 칼디는 염소들이 빨간 열매를 따먹는 것을 보았고, 이 염소들을 다시 몰아서 우리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염소들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계속 흥분해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고 그 의아한 붉은 열매를 채취했습니다. 이를 마을의 지혜로운 사람(대체로 '수도승'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칼디는 '어르신! 염소가 이 열매만 먹었다 하면 날뜁니다.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라고 청했습니다. 지혜로운 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거기에 두고 가라'라고 했습니다. 며칠이 지나 칼디가 지혜로운 자를 다시 찾았습니다. 그는 칼디를 보자마자 버선발로 뛰어나와 칼디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고는 '열매를 더 갖다 달라'라고 애원했습니다. 그 열매를 먹고는 밤새 졸지 않고 기도를 잘 올렸다면서, 항상 밤에 기도하면서 피로와 졸음에 시달리던 문제들이 해결되고 보다 활기차게 맑은 정신으로 기도활동에 임하게 된 자신을 발견한 것이죠. 그리고 이를 다시 주변 수도승들에게도 알려 피로를 덜기 위해 이 붉은 열매를 채취하여 달여 마시기 시작한 것입니다.

칼디의 전설은 구전동화와 같은 이야기인데, 커피의 기원을 설명하는 정설처럼 굳어졌습니다. '칼디'라는 이름을 내건 카페나 원두 상표를 세계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고, 우리나라에도 상당수 설립되어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있는 '칼디 커피'(이미지 출처 - 칼디 커피) 그만큼 칼디의 전설이 유명함

오마르의 전설

칼디의 전설 다음으로는 오마르의 전설이 유명합니다.

예멘의 모카에는 세이크 오마르(Sheikh Omar)라는 유명한 승려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영험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 많은 병자들을 기도로 치료했습니다. 그의 유명세가 널리 퍼지게 되자 이를 모함하는 자도 생겨났고, 모함하는 자들에 의해 아라비아 지역의 외지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또 다른 설로는 공주와의 사랑으로 왕의 노여움을 사서 쫓겨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유배생활을 하던 중 한 마리의 새가 붉은 열매를 쪼아 먹는 것을 보았고, 그 붉은 열매를 쪼아 먹은 새가 활기차게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자신도 그 붉은 열매를 먹었더니 활기와 기운을 되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열매를 가지고 모카로 돌아오니 커피의 약리작용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였고, 오마르는 다시금 옛 명성을 되찾고 왕으로부터 인정받게 되어 더욱 커피를 사랑하고 이를 음료로 발전시켰다는 이야기입니다.

오마르의 전설에는 그 시점에 대한 명기가 불분명합니다. 다만 칼디의 전설보다는 늦은 시점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슬람 문화권의 전통 커피 추출 기구인 '이브릭'

이 글을 마치며

그 외에도 많은 커피의 시작에 대한 전설이 존재하나 중요한 것은 커피의 발견 당시 모두들 이 커피의 각성효과에 주목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이슬람문화의 시공간적 배경에서 맑은 정신에 대한 요구는 커피음료를 가치 있는 인류의 음료로 받아들이는 데 가장 크게 공헌했고, 그래서 그 기원에 대한 여러 이야기들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반응형

'커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의 특징적 향미가 만들어지는 요인  (22) 2023.02.17
블렌드 커피와 싱글 오리진 커피란 무엇일까?  (21) 2023.02.15
스페셜티 커피  (16) 2023.02.13
커피 당구공이라고?  (13) 2023.02.12
컵 테스트의 조건  (18) 2023.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