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 드립에 필요한 도구
이번에는 핸드 드립에 필요한 도구를 알아볼 텐데, 간단하게 드립포트, 거름종이(여과지), 드리퍼, 서버, 그라인더로 나눌 수 있습니다.
보통 핸드 드립은 종이 필터를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는 페이퍼 드립과 직물의 하나인 '플란넬'로 깔때기 모양의 드리퍼를 만들어 커피를 추출하는 융드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융드립은 추출 방법이 까다롭고 무엇보다 관리가 번거로워 잘 이용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반면, 페이퍼 드립은 추출 방법과 관리가 편리하여 대중적으로 사용됩니다. 다른 추출법에 비해 가장 간편하면서도 위생적인 페이퍼 드립은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널리 애용되고 있습니다.
(단, 종이 필터를 이용한 핸드 드립은 드리퍼의 실력에 따라 커피 맛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므로 페이퍼 드립을 기준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드립포트
일반 포트(주전자)는 꼭지가 너무 굵어서 분쇄한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부을 때 물줄기가 굵게 나옵니다. 그러면 커피와 물이 맞닿았을 때 커피의 맛있는 성분만 추출되는 것이 아니라, 불쾌한 쓴맛과 탁하고 떫은맛까지 우러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핸드 드립에 사용되는 드립포트는 물줄기가 가늘게 나오면서 물 조절이 용이한 것이 좋습니다. 보통 백조 목모양이라고 부르는 특별한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드립포트'가 없다면 드립 커피를 추출하기가 어렵습니다. 현재 시중에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제품이 많이 개발되어 시판되어 있으며, 이탈리아 제품과 일본 제품도 많이 쓰입니다. 일본 제품의 가격이 훨씬 비싸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하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거름종이
흔히 여과지라고도 합니다. 커피의 불순물을 걸러주고 수용성 성분이 녹은 추출액만 통과시켜 좋은 맛의 커피를 만들어줍니다. 거름종이는 드리퍼의 모양에 맞춰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부채꼴형과 원형 바닥형이 있으며, 가지고 있는 커피 추출 기구에 맞춰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거름종이는 재질에 따라 갈색의 천연펄프와 흰색의 표백 거름종이가 있습니다. 어떤 업체에서는 갈색이 천연펄프이므로 건강에 좋다고 광고를 하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 추출해서 분석해 본 결과, 유해성분이 추출되지 않아 큰 차이점은 없습니다.
드리퍼
독일의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멜리타 벤츠가 1908년에 개발한 것이 드립 커피의 탄생이었습니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커피 찌꺼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낀 그녀는 아들의 공책 압지를 뜯어서 구멍 뚫린 놋그릇 위에 올려놓고 커피를 내려 마심으로써 최초로 커피 필터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습니다. 멜리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용화했으며, 1937년에 지금과 같은 깔때기 모양의 원뿔형 필터가 되었습니다.
현재 시중에는 멜리타 여사의 이름을 딴 멜리타식 드리퍼와 일본 제품인 칼리타식 드리퍼, 고노식 드리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바닥에 세 개의 구멍이 뚫린 칼리타식 드리퍼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고, 드물게 멜리타식도 사용하긴 합니다. 고노식은 일부 커피 마니아층에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멜리타식 드리퍼는 밑부분에 약간 경사가 있으면서 추출구가 하나입니다. 그렇다 보니 물이 커피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많아 풍부한 바디감이 있는 진한 맛을 살려줍니다. 그러나 드립 시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드리퍼입니다.
칼리타식 드리퍼는 바닥에 세 개의 구멍이 있어 물 빠짐을 일정하게 도와줘 커피물이 고이지 않고, 일정한 속도로 골고루 추출되어 초보자들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비교적 커피 맛이 부드럽고 추출이 용이하며 안정적입니다.
고노식 드리퍼는 바닥에 하나의 큰 구멍이 있는 원추형 드리퍼로, 커피를 내릴 때는 조금 곱게 분쇄합니다. 멜리타식이나 칼리타식보다 물을 적게 부으며, 적시는 시간을 길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드리퍼는 재질에 따라 크게 플라스틱, 도자기, 금속 재질의 세 가지로 나뉩니다. 플라스틱 드리퍼는 가격이 저렴한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하지만 열전도율이 낮아 지속적인 보온성은 떨어집니다. 그러나 물을 부을 때 순간적으로 온도가 올라가 드리퍼를 따로 데울 필요가 없어 매우 편리합니다. 일반적으로 투명한 플라스틱 드리퍼를 사용하므로 추출 후 커피물이 배어들지 않도록 꼭 세척하셔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커피물이 들고 아크릴로 만든 것은 드리퍼 벽이 갈라지기도 합니다. 도자기 드리퍼는 뜨거운 물을 부어도 안전하고 견고하며 묵직합니다. 또 물때가 잘 끼지 않고 보관이 용이한 편입니다. 뜨거운 물이 도자기 표면에 닿는 순간 물의 온도가 내려가므로 먼저 뜨거운 물에 예열을 한 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보온성이 좋아 한 번 데우면 오랫동안 비슷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금속 재질로 만든 드리퍼는 열전도율과 열보존율이 높습니다. 열이 골고루 분산되는 특징이 있으나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서버
커피 추출액을 내리는 용기는 유리나 플라스틱 재질이 대부분입니다. 유리로 된 것이 가장 무난하지만 파손 위험이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플라스틱도 200℃까지는 견딜 수 있으므로 환경호르몬 걱정은 하지 않고 사용해도 됩니다. 서버를 구입할 때는 부피를 나타내는 표시가 정확한 것을 고릅니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커피메이커의 경우 용량 표시가 정확하지 않은 제품이 많으므로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라인더
칼날을 이용한 전동식 분쇄기를 그라인더라고 하며, 톱니를 이용한 수동식 분쇄기를 핸드밀이라고 합니다. 수동식의 경우 독일의 자센하우스 제품이 우수하고, 코만단테라는 제품도 유명합니다.
+ 커피잔, 머그잔, 유리컵
에스프레소나 꼬르타도를 마신다면 120ml 정도의 잔에, 필터커피를 마신다면 250~350ml 정도의 머그잔을 선택하시면 좋습니다. 참고로 입이 닿는 부분이 얇은 컵은 입에 닿는 부분 감촉의 부드러움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줍니다. 반면 입이 닿는 부분이 두꺼운 컵은 묵직한 맛을 강조해 줍니다.
이상으로 핸드 드립에 필요한 도구들을 알아보았습니다. 각각의 특징을 알고 알맞은 제품을 선택해 맛있는 핸드 드립 커피를 내려서 드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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